기후청년의회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하며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는 2021년 법 제정 이후 첫 청원 사례였습니다. 학생들은 기후위기의 이해관계를 인식하며 민주주의를 체험했고,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캠페인을 이어갔습니다. 향후 과제로 개방성 확대, 참여 설계 개선, 책임감 있는 권한 부여, 평가체계 정비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기후청년의회의 실험이 시민사회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며, 기후위기 대응과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희망의 씨앗이 되길 기대합니다.

💡 Climate Youth Council in Action! Students Address the National Assembly! - Heinrich Böll Stiftung East Asia

권고안 :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과 온라인 캠페인
학습과 심의단계를 요약하면, 주목한 문제의 쟁점을 시민권의 차원에서 정리하고(Why), 공공데이터 등 근거에 기반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What), 갈등분석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이익을 정리하고(Who), 현장 학습을 통해 문제정의를 종합한 이후 상상 가능한 최고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How)이었습니다. 권고안 단계에서는 각자 선정한 관심 주제의 쟁점과 실태를 근거에 기반해 정리하고, 상상 가능한 최고의 대안을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으로 만들었습니다.
<표 7>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권고안
이름 | 전공 | 관심주제 | 탄소중립기본법 |
이유경 | 체육학과 | 스포츠 종사자와 체육인의 기본권 침해 | 4조 10항 신설 |
김연주 | 조소학과 | 탄소중립도시에 문화예술 공간 마련 | 시행령 3조 개정 |
RHITI ABELLA | 식품영양학과 | 저탄소 인증 식품, 인증마크 활성화 | 60조 개정 |
최민규 | 정치외교학과 | 녹색ODA 및 녹색 사전영향평가제 도입 | 2, 3, 11, 38, 75조 개정 |
정지인 | 의류디자인학과 | 탄소배출권거래제 폐지와 탄소세 도입 | 25조 폐지 |
노준식 | 경영학과 | 재생가능에너지 공시 확대 | 40조 개정 |
김유진 | 스페인어학과 | 기후대응기금 규모와 운영 안정화 | 69, 70, 72조 개정 |
이세령 | 사회학과 | 탄중위 회의공개 및 기후시민의회 신설 | 17조 개정, 19조 신설 |
기후청년의원들은 각자 제안한 탄수중립기본법 개정 청원안의 취지, 이유, 내용을 작성하였습니다. 먼저, 이유경 위원(체육학과 1학년)은 기후위기로 인한 스포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에 주목하고,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건강권과 노동권이 스포츠 분야에서도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제안했습니다.
김연주 위원(미술학부 1학년)은 다양한 사회적 운동들이 예술을 통해 널리 퍼지고 사회변화를 일으킨다면서, 시행령을 개정해 탄소중립도시 조성시 미술관을 포함하여 기후위기에 대해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가 되길 기대했습니다.
RHITI ABLA 위원(식품영양학과 4학년)은 저탄소 인증 식품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하고, 학교, 병원, 군부대, 공공기관등 다양한 단체급식소에 저탄소 인증 식품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최민규 위원(정치외교학과 1학년)은 녹색 ODA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친환경 기술과 기반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녹색 기술과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얻고,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며, 녹색 ODA 관련 조항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정지인 위원(의류디자인학과 4학년)은 기후위기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야 하고, 한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로 탄소세 도입이 시급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노준식 위원(경영학과 4학년)은 재생에너지 사용의 증가는 경제의 성장과 환경 개선의 효과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요소로써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촉진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법 제10조 2항에 ‘정의로운 전환과 에너지 요금 정상화에 관한 사항’을 추가할 것을 제
안했습니다.
김유진 위원(스페인어학과 3학년)은 현재의 기후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이 불안정하고, 기후대응기금사업이 적합하지 않고, 성과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후대응기금의 규모, 운영 기간, 기금사업에 대한 조항을 추가하고, 사업의 선정기준, 평가지표, 성과관리에 관한 항목을 추가하여 체계를 명확히 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세령 위원(사회학과 4학년)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회의록 전문이나 참석자 명부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국민참여 기구인 가칭 탄소중립시민위원회의 설립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기후청년의원들은 탄소중립기본법의 대안을 온라인 공론장(빠띠)에 직접 올려 시민사회와 공유하고, 온라인 서명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디지털 시민 광장 빠띠는 목소리를 모으고, 대화의 장을 열고,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시민의 플랫폼입니다.
국회에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청원하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과 캠페인을 끝으로 기후청년의회로 진행한 <기후위기와 직접행동> 수업은 종료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정치적 후속 활동에 동의했고, 국회의원실과 협의하여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발표했고, 민주당 김정호 의원과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이 의견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학생들과의 집담회 이후 김정호 국회의원은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래세대”라며, “기성세대로서, 그리고 기후‧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국회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다양한
제안들은 모두 국회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왕진 국회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본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의원들이 촉매가 되어 여러분의 입법청원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학생들은 국회의원과의 간담회 결과를 반영하여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 입법청원하였습니다. 이는 2021년 탄소중립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최초의 입법청원이었습니다. 기후청년의회의 실험 이야기는 청원을 소개한 두 분의 국회의원 공식 블로그와 경희대학교 신문인 <대학주보>에도 실렸습니다. 그리고 기후청년의회 과정은 하인리히 뵐 재단의 지원으로 영상으로 제작하였고,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CCA가 권고하고 있듯이 “적절한 미디어 캠페인”과 “광범위한 사회연합의 대중적지지”가 권고안을 이행하도록 대중의 압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입니다.
한편 기후청년의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종강 이후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청원하고 온라인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었던 사례도 알게 되었고, 기후위기가 “다양한 기업, 시민, 국가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알게 되었다”고 평가했
습니다. 또한,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청원을 하면서 처음으로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피부로 와닿게 느꼈다”고도 했습니다. “학교에서의 활동이 이렇게 사회 밖으로 나가서도 ‘뭔가 힘을 발휘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평가가 기억에 남습니다. 국회는 2024년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탄소중립기본법을 2026년 2월 28일까지 개정해야 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기후청년의회의 정치적 후속 활동을지속하면서 탄소중립기본법이 개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연결에서 창조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마거릿 휘틀리의 시 <서로에게로 향하여(Turning to One Another)>에는 “창조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연결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기를”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대학의 교양수업과 기후시민의회를 연결해 보자는 구상이 현실이 되는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새로운 연결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시민의회가 하나의 정형화된 모델이라기보다는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맞서 싸운다는 목표를 향한 다양한 실천적 실험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기후청년의회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평가하기에는 이를지 모르겠습니다. 교양교육과 사회운동의 연결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1)열린 질문과 토론을 통해 자발성을 발견했고, (2)참가자 스스로 관심 주제를 설정하고 탐색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의 발현을 목격했고, (3)교실 안팎의 경계를 넘어 정치 및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논쟁성을 구현했고, (4)방관자나 부탁하는 위치에서 주권자 시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향후 개선 과제의 차원에서 보면, (1)보다 개방적이고 열린 과정과 내용이 부족했고, (2)소규모 공론장을 넘은 규모 있는 참여와 과정의 설계와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고, (3)보다 책임감 있는 권한(정치적 약속)이 필요하고, (4)모니터링과 평가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위기를 극복할 방안은 건강한 시민사회에 있습니다. 특히 정부와 시장이 시민을 배반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시민’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정의로운 전환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이자 동력일 것입니다. 근거 없는 희망의 미래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
로 받아들이고, 우리 모두의 실존과 공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냉철한 판단과 함께 희망의 조건을 만들어 내야 할 때입니다(경희뉴스, 2025). 어쩌면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작은, 작아 보이는 이야기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6411의 목소리, 2024). 기후청년의회의 실험 이야기가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회변화를 꿈꾸고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6411의 목소리(2024), 나는 얼마짜리입니까, 창비
Angelo‧Cross(1993), Angelo, T. A., & Cross, K. P. (1993). Classroom assessment techniques: A handbook
for college teachers. (2nd ed.). San Francisco, CA: Jossey-Bass.
CAN(2024), Fossil of the Day award of COP29 presented to South Korea, New Solidarity for Justice
Award goes to the Palestinian people, 2024.11.18.
CCA(2025), HOW EUROPEAN CITIZENS CAN STRENGTHEN DEMOCRACY AND FIGHT CLIMATE
CHANGE, Climate citizens' assemblies
경희뉴스(2025), ‘2025: 미래의 회상, 의식의 활로’, 2025.01.22.
경희대학교(2022a), 기후위기와 직접행동,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경희대학교(2022b), 주제연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국회전자청원(2025), 의원소개 청원, https://petitions.assembly.go.kr/introduction/pending
김정호(2025), 탄소중립기본법의 문제점과 개정 방향, 2025. 1. 7.
김현우(2024), 기후정치 진단 및 평가와 과제, 노회찬재단
대학주보(2025), 후마 ‘기후청년의회’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청원, 1735호(2025.1.22.) 6면
빠띠(2025), 2024 기후청년의회 캠페인, https://campaigns.do/events/2024-Climate-Youth-Council
서왕진(2025), 2024 기후청년의회 의원소개 입법청원 간담회, 2025. 1. 7.
양윤의‧조재룡(2020), 대학 교양교육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질문 중심 학습’, 교양교육연구(Korean
Journal of General Education 2020. 10. Vol. 14, No.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