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할 것 : 창간호
이 특별한 잡지는 기후 활동가들, 그리고 기후위기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모든 이들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브라질 아마존 아틀라스』를 선보였던 하인리히 뵐 재단의 동아시아 사무소가 발행한 ⟪침착할 것 パニクるな Don’t panic⟫은 COP30이 열리는 브라질 벨렝과 한국, 일본을 한 권의 이야기로 잇는 시도입니다.
10여 명의 아티스트와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창간호는 일본과 한국의 시선을 따라, 기후위기와 국제협상, 그리고 벨렝이라는 도시 사이를 오가며 다채로운 시선과 사유를 담아냈습니다. 각 글은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고 사유할 수 있는 창이 되어줍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느끼고, 연결되는 순간을 위한 매거진 — 지금 바로 ⟪Don’t Panic⟫을 다운로드해 만나보세요.
'기후외교의 장에 간 활동가들이 무기력만 느끼고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동기획자 노건우 생태담당관 (하인리히 뵐 재단 동아시아 지부) 인터뷰
Q. COP가 어떤 회의인지, 간단히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건우: 1992년 리우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여보자고 약속하면서 UN기후변화협약(UNFCCC)이 만들어졌어요.
그 약속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년 각국이 모여 회의를 열죠. 일종의 ‘지구적 팀플레이’ 점검이에요. 여기서 각국의 감축목표와 이행수준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재정지원 방안 같은 주제가 다뤄집니다.
Q. 왜 COP30에 맞춰 잡지를 기획하게 되었나요?
건우: 2018년, 폴란드에서 열린 스물 네 번째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를 처음 참관했어요.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저는 친구들과 카풀로 수시간을 달려 과거 석탄산업의 중심이었던 카토비체라는 도시에 도착했어요. 그렇게 일주일 간, 기후 논의의 최전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진전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고 긍정의 단서를 얻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남은 건 무력감이었어요. 회의장은 계층적으로 분리돼 있었고, 가장 중요한 결정은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이뤄졌거든요. 수많은 단체와 사람이 모였지만, 그 흐름을 따라가기도, 변화를 감각하기도 쉽지 않았죠.
Q. 그 무력감이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되었군요.
건우: 네. 그런데 곱씹어보면, 그렇게까지 비관만 할 필요는 없었거든요. 매 협상이 그래왔듯 한 쪽에서 작은 진전이 있으면 다른 쪽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난제가 남아있고, 또 새로운 숙제가 생기는, ‘평범한’ 국제 외교의 자리였는데 말이에요. 제가 손쉽게 비관한 측면이 있죠.
올해도 다시 한번 한국과 일본에서 수백명의 정부 협상단과 산업계 관계자, 그리고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브라질 벨렝으로 향할 거예요.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크게 다르고, 기후의제가 너무 세분화 되어있다보니 나무 아닌 숲을 보기가 쉽지 않죠. 내가 활동하는 분야나 나의 국가 이상의 의제들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과거의 저 같은 무력감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 그럼 이 잡지는 COP에 처음 가는 기후 활동가를 위한 건가요?
건우: 아니요. 기후에 영향을 받는 우리 모두를 위한 거죠. 일반 시민들에게도 기후위기 주제가 그나마 많이 들리는 때가 바로 COP가 열리는 11월이에요. 이 기간에 외신 뉴스, 단신으로 지나가는 노이즈 이상으로 논의의 맥락을 이해하고 싶은 시민들에게 좋은 큐레이션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미끄러졌던, 비관과 낙관의 비탈 사이에서 아슬아슬하지만 균형점을 찾아주는 매체가요. ⟪침착할 것⟫ 이 기후대응에 자기 나름대로 힘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책결정자에게는 시민사회의 시선을, 활동가에게는 협상의 맥락을, 그리고 협상장을 찾지 않는 시민에게는 다양한 입장과 의제를 보는 넓은 관점을 제공하는 매체가 되길 바라요.
Q. 왜 한·일 공동 콘텐츠로 기획했나요?
건우: 한국과 일본은 제조업 선진국이자, 세계 탄소배출량 순위에서 10위권에 들어요. 그만큼 역사적 책임과 기후대응 역량이 크고 공통의 과제도 많지만, 그동안 두 나라가 기후정책을 함께 논의할 기회는 거의 없었어요.
지금은 기후외교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던 미국과 유럽이 모두 불확실한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동아시아 국가와 시민사회가 책임 있게 연대해서 정체된 분위기를 바꾸고 새롭게 역할할 타이밍이기도 하죠. 이번 잡지는 가깝고도 먼 두 국가가 서로의 언어로, 같은 지구적 의제를 함께 바라보는 실험이에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건우: COP 같은 국제회의는 멀게만 느껴지지만 (이번에는 말 그대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기도 하고요), 결국 날씨와 물가로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침착할 것⟫ 은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말이기도 해요. 손쉬운 비관이나 게으른 낙관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흑백의 이분법이 아닌 무지개의 연속성 위에서 미래를 그려보자고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침착하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함께 움직였으면 합니다.
Product details
Table of contents
03. 편집부의 말 編集部の一言
04. 벨렝 지도 ベレンの地図
06. 벨렝을 맛보고 즐기는 법 ベレン味わって楽しむ方法
10. 벨렝 트리비아 ベレン11 の物語
12. 생존과 저항의 브라질 포르투갈어 生存と抵抗のブラジルポルトガル語
17. 기후 협상의 회고와 전망 地球温暖化交渉の回顧と展望
25. 미국 없는 COP30과 쟁점들 米国不在のCOP30 と争点
28. 작은 댐부터 시작하는 마음 小さなダムから始める心
37. 벨렝에 가져가는 5가지 질문 ベレンへ持って行く5 の問い
43. 고난의 여로 : 오키나와인의 브라질 이민사 苦難の旅路 : 沖縄人のブラジル移民史
50. 커피가 비싸지게 될까? 우리가 변할까? コーヒーが高くなるか、私たちが変わるか
58. 패닉에 도움이 되는 눈 운동 パニックに効く目のストレッチ
66. 패닉에 도움이 되는 메모장 パニックに効くメモ帳
67. 십자말풀이 単語パズル